[학술논문] 1950~70년대 ‘사상계’ 지식인의 분단인식과 민족주의론의 궤적
‘사상계’ 그룹은 해방후 한국의 자유주의 지성을 대표하는 지식인 집단으로, 이북 출신, 숭실ㆍ오산ㆍ한신 학맥, 학병 세대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同人的 결사를 유지하였다. 분단과 전쟁을 거치며 사상계 지식인들은 자유세계 대 전체주의 국가의 대결구도로 냉전 상황과 대면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공산주의 비판에는 공산 독재 내지 공산 전체주의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종속적 위치에 있기는 했지만 파시즘 독재에 대한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한 면에서 그들의 냉전인식은 극우 반공주의와 구별되는 반공 자유주의로 대변되었다. 그런데 사상계 지식인들의 자유세계론은 그들의 후진성 콤플렉스와도 관련하여, 서구적 보편에 대한 특수의 자리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독자노선으로 등장한 아시아적 제3세력론을 비판하였다...
[학술논문] 원한, 노스탤지어, 과학-월남 지식인들과 1960년대 북한학지(學知)의 성립 사정-
이 논문은 남한에서 북한연구가 제도적으로 성립되는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1960년대 월남 지식인들의 북한 재현 텍스트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이 논문에서 밝혀낸 것은 첫째, 월남 지식인 집단이 이 시기에 이르러 분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해방 직후와 한국전쟁의 와중에 월남한 일세대 월남 지식인 그룹, 1960년대 간첩 임무를 띠고 남한에 파견되었다 ‘전향’한 소위 귀순자 그룹의 분화는 중요하다. 그들은 북한연구라는 필드의 창시자(founding-father) 역할을 수행한 핵심 주체들이었고 서로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했다. 둘째, 지식과 권력 사이의 충돌과 긴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북한연구의 성립은 1960년대 북한의 비약적인 경제적 성과와 4·19 직후 번성했던
[학술논문] 김동립 소설의 자유 담론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패가 극에 달하던 1950년대 후반, 『사상계』는 ‘국가로부터의 자유’와 국민의 ‘저항권’을 핵심으로 하는 ‘자유 담론’을 형성하였다. 본고는 당시 『사상계』의 매체 담론과 관련하여 볼 때, 1958년부터 배출되기 시작한 『사상계』의 신인작가들 가운데 국가 표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유에 대한 형상적 탐색을 보여 준 작가 김동립의 소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영웅」에 등장하는 ‘Z기’와 「두 암살자」의 ‘암살자’는 모두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전모를 파악할 수 없는 압도적이거나 음험한 존재로 ‘국가’를 표상한다. 이러한 국가 표상은 김동립 소설에서 추상적으로나마...
[학술논문] ‘북한 연구’와 ‘문화 냉전’-1960년대 아세아문제연구소와 『사상계』의 북한 연구
...연구허가권을 획득하는 과정은 1960년을 전후한 시기에 북한 연구가 어떠한 맥락 속에서 발의되고 개진될 수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한국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오피니언 리더로 부상하고 있던 매체인 『사상계』 역시 ‘북한’을 이론적 논의의 대상으로 새롭게 발견하고 있었다. 『사상계』는 다양한 기획들을 통해 매체의 주요 독자였던 학생과 지식인, 나아가 사회 일반에 유관 지식을 보급하며 대중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가 재구성되는 데 관여했다. 그리고 아연과 『사상계』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던 김준엽은 이 두 그룹을 매개하며 초기 북한 연구를 이끌었다. 이 민간 주체들의 움직임은 통치 권력의 논리를 일정 부분 전유함으로써 위축되어가던 공론장을 확장시키고 북한에 대한 담론이...
[학술논문] 적대적 공조-남·북한 양쪽에서 금서가 된 『북조선왕조성립비사:김일성정전』 (1982)의 드라마-
...한국양서사에서는 일본어 판본에 있던 사진을 완전 삭제했는데 옥촌문화사 판본에는 이 사진들이 모두 실려 있다. 이것은 검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임은의 원고는 스페인을 거쳐 지유샤 사장 이시하라 호키(石原萠記)에게 전달된 것으로알려져 있다. 이시하라 호키는 세계문화자유회의의 일본지부 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일본지부의 기관지인 『자유』 지를 창간한 인물이다. 『사상계』지식인들과도 교류가 있었으며, 1970년대에는 일본과 소련의 교류에서도 중심적 역할을 했다. 이 원고가 일본에 전달되어출판되고 다시 한국에서 번역 출판되는 과정에는 반북 망명자 그룹-문화적 냉전기구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연루되어 있었던 셈이다. 결론적으로 냉전의 경계를 넘나들며 출판된 이 책이 겪은 드라마는 남북한 정부가 상호적대적이었지만 적어도 한반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