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한 사회주의 이행의 근대성과 일상의 변동: 1960년대 지역 민속자료를 중심으로
이 글은 1950~1960년대 북한 인민들이 겪은 일상생활의 변화에서 사회주의 삶의 방식을 해명하고자 한다. 광복 이후 북한 정부 수립과 사회주의체제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근대성의 양식으로 그들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회과학원에서 수차례에 걸친 조사 내용을 묶어서 발행한 민속자료는 인민들의 구체적인 현실 생활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과 현지조사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일상생활 속에 나타난 근대성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전근대로부터 자유・해방이라는 측면과 사회주의체제 이행 과정에 종속적이라는 양면성, 둘째, 전근대와 근대의 차별성 못지않게 연속되는 생활의 중첩성, 셋째, 소련의 근대를 좇아 따라가려고 한 모방성과 민족의 특징을 강조한 민속성으로...
[학술논문] ‘교양’되는 북조선 - 1940년대 후반 북한소설 「개벽」, 「로동일가」, 「소낙비」에 투영된 근대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
...동일한 외형을 매개로 식민지 시대 소설에서 근대적 개인의 발견이나 성장 같은 근대성의 화두와 연결되는 ‘교양’과의 내적 연속성도 지니지만, 그것이 사회적 토대와 관련되는 양상이나 갈등, 혹은 서사의 교양 내용이나 경로 등 세부적인 용례로 미루어 볼 때, 동일한 용어라고 할 수 없다. 여기서의 교양은 기본적으로 북의 일상적 용례에 근거한 것으로 어떤 의도하에 다른 사람을 지도하거나 행동이나 생각의 변화를 통해 ‘성장’시키고자 하는 맥락을 가리킨다. 그리고 서사 내 교양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세부는 그들의 과제가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고 이를 낡은 것과 새것으로(혹은 중심과 주변으로) 위계화하는 근대성의 기본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드러낸다. 아울러 식민지 시대 ‘교양’과의...
[학술논문] 북한인권과 한반도 인권체제: 보편과 특수, 가치와 현실의 결합
...전체 지반 위에 존재한다. 먼저 한국문제와 북한문제이다. 오늘날 한국문제는 동서대결이 아닌 서서대결로서의 세계냉전, 즉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대결의 세계 최후의 잔영이며 북한문제는 붕괴된 현존 사회주의의 세계 최후 잔기이다. 둘째는 동아시아 가산주의다. 북한체제의 기축요소인 3대 세습은 동아시아 전체 가산주의의 최악의 응축이다. 그 위에 국가주권의 사적 절대화와 인민주권의 실종이 장기공존하고 있다. 셋째 체제이념인 주체사상의 절대화와 인권폐색의 조합이 더욱 부정적인 결합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는 국가성과 분단성, 독자성과 관계성, 적대지향성과 통일지향성, 전통성과 근대성이라는 남북관계의 4중 이중성 위에 존재한다. 특히 남한에서 북한인권논의는 분단을 기준으로 보수와 진보 사이에 완전 역전된다. 보수에게...
[학술논문] ‘분단과 통일’의 미학예술학적 과제
...사실주의’는 외양상 남한미술이 추구했던 추상적인 이른 바 ‘한국적 모더니즘’이나 현실적인 민중미술과도 판이하다. 하지만, 민족 문화 정체성이라는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식민성과 근대성을 뛰어넘는 작업이나, 예술이 분단 이전의 공통의 문화적 기억과 경험에 대한 탐색을 통해 새로운 일상생활에서 혁신을 나날이 누적시키는 일은 남과 북이 공동성을 확보해 내는 데에 필수적인 일이다. 결국 진정한 새로운 창출로서의 통일은 정치적 헤게모니 전략보다는 예술용어, 근대성에 의해 왜곡된 삶의 회복 등 삶의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통감을 확보해내고 새로운 혁명적 전환으로서 문화적 통일의 성취는 그것을 담보해낼 다양한 미학예술학적 목표 설정과 장치들의 동반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학술논문] 월북 극작가의 제주 4·3항쟁 형상화에 나타난 ‘해방’의 의미 재고찰 ― 함세덕 희곡 <산사람들>(1950)을 중심으로 ―
...해녀항쟁과 연결함으로써 제주의 유구한 항쟁 전통을 강조한다. 해녀, 농민, 노동자 등 다양한 차원의 실체적 민중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제주의 특수한 지역적 주체인 해녀들이 보여주는 평등 지향의 자생적 근대성은 함세덕이 사회주의적 가치를 단지 이념의 차원으로서만 전유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항쟁의 주요 인물들을 노동자로 바꾸어 재현함으로써 기존 4․3문학에서 덜 강조되었던 계급투쟁의 측면을 부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산사람들>이 드러내는 사회주의적 지향은 어디까지나 다양한 하위 주체가 탈식민화의 과제를 인식한 ‘민중’으로 주체성을 획득하고 국가건설의 주역이 되는 한에서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방기 주권의 문제라는 프레임을 통해 제주 항쟁의 상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