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교양’되는 북조선 - 1940년대 후반 북한소설 「개벽」, 「로동일가」, 「소낙비」에 투영된 근대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
...하는 맥락을 가리킨다. 그리고 서사 내 교양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세부는 그들의 과제가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고 이를 낡은 것과 새것으로(혹은 중심과 주변으로) 위계화하는 근대성의 기본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드러낸다. 아울러 식민지 시대 ‘교양’과의 연속성은 북 초창기 소설에 나타나는 ‘교양’의 화두가 식민지 시기부터 고민되어 온 한반도의 근대성 문제와 연결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분석 대상인 세 소설은 이러한 전반적인 맥락을 드러내 주는데, 주요하게는 「開闢」(이기영, 1946)의 경우 기존의 윤리감각과 새것의 갈등 상황에서 새것이 명백히 좋은 것임을 교양하는 경로를 통해, 「로동일가」(이북명, 1947)는 노동자의 낯선 일상의 조합들을 이미 체화하고 있는...
[학술논문] 1950~1960년대 북한 아동가요의 지향
...감성은 아동들의 실제 바탕으로 한 낙천적이고 밝은 동심의 추구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아동가요 창작의 양상을 검토하면서 창작에서 기본적으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방법론에 의한 창작이 요구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실제 아동가요 작품을 검토하면서 아동가요의 음역에 대한 논의, 가사의 억양과 선율의 조화, 연령에 따른 가사와 리듬, 아동가요에 적용된 민족적 성격의 양상, 개성적인 아동가요 창작 요구 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1950~1960년대의 아동가요는 아동들을 고상한 애국주의로 교양하고, 노동을 즐기며, 부정의를 미워하고 새것을 사랑하며, 자기 조국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는 생명을 아끼지 않는 불굴의 투사로 육성하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예술이나 음악을 통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능이 상실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학술논문] ‘천리마기수’ 전형론과 사회주의 건설의 문화정치
...우수하고 현실 개혁 의지와 의식 개혁에도 앞장서 시대정신을 표상하였다. 작가가 생산 현장에서 노동하며 취재한 사례를 천리마기수로 형상화하고, 그 이미지가 다시 생산 현장의 모범으로 작동하는 예술 선동이 선순환하는 것이다. 한편, 천리마기수의 전형 논쟁은 창작과정에서의 갈등 논쟁을 동반하였다. 서사와 극문학 창작에서 필수적이라 할 ‘낡은 것과 새것, 부정과 긍정’ 간의 갈등을 둘러싼 논란이다. 천리마운동이 성공하여 사회 전반에서 갈등의 원인인 부정적 요소가 사라졌으니, 천리마기수를 표현할 때 굳이 갈등을 설정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특히 갈등 설정이 필수적인 연극과 영화의 장르 특성상, ‘좋은 것과 더 좋은 것, 긍정적인 것과 더 긍정적인 것’ 사이의 갈등이라도 그리는...
[학술논문] 팬데믹 전후 평양 도시 씬 비교: 2018∼2021년 로동신문 보도사진을 중심으로
...‘인원규모’, ‘행동목적’의 합으로 보고 이러한 신의 구성요소에 따라 로동신문 보도사진을 살펴봤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발생 시기를 전후로 보도사진을 나눠 두 개의 그룹을 비교한 후, 분석 내용에 위치 정보를 더해 평양 지도에 시각화했다. 평양의 팬데믹 씬을 시각화하는 장소는 대동강 남단 동측에 위치한다. 외관에 있어서는 대규모, 새것, 보건 위생이 전면에 내세워진 도시지만, 실질적 생산성의 가시성은 약화된 도시라 할 수 있다. 한편, 전염병이 전 세계에 가져온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나타난 북한의 상황을 특수성이란 용어에 한정 지을 수 있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로동신문에 규격화된 극적 장치는 팬데믹이 전 세계에 가져온 새로운 보편성을 일부 보여준다. 하지만 일상...
[학술논문] 북한 중·장편 과학환상문학에 나타난 ‘수령 없는 공동체’와 18-19세기 유토피아 사회주의
...과학환상문학 역시 과학자 중심의 세계이다. 이들은 과학기술에 기반한 비약적인 생산력을 통해 경제적으로 풍요한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둘째, 푸리에는 열정과 쾌락을 인간의 근본 원리로 보았다. 그는 열정의 조화와 적절한 분배를 통해 이상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았다. 북한 과학환상문학 역시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열정을 강조한다. 열정과 쾌락의 조화를 위해 언제나 새것에 대한 강박증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유토피아의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유가 된다. 셋째, 마르셀 모스의 포틀래치와의 연관성이다. 포틀래치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나눔의 메커니즘이다. 포틀래치의 윤리성은 북한 과학환상문학에서 열정의 증여과 ‘량심’으로 나타난다. 조국을 위한 열정의 증여는 개별적 호의가 아니라 ‘량심’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