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반강제로 내보내진 사람들을 태운 배에는 김상구도 타고 있다. 일찍이 도항해 나고야에서 일하던 김상구는 자신을 대신해 징집된 동생을 면회하기 위해 아오모리로 직을 옮겼다. 면회는 일본인 감독의 억지로 실패로 돌아갔으나 이 배에서 동생을 다시 재회한다.
그러나 일본을 벗어나지도 못한 때, 배가 멈추고 일본인 선원들이 모두 배에서 내린다. 그 후 굉음 소리가 들리고 배가 침몰한다. 아비규환 속에서 김상구는 가족을 다시 만나기 위해, 회사 사람들의 탑승명부가 존재함을 알리기 위해 이 지옥을 살아서 빠져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역사 기록에서조차 희미한 이 사건은 소설가의 문장을 통해 선명한 ‘오늘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 거대한 역사 속, 개인들이 지나온 자리
[통일/남북관계]
...이산가족 문제의 복합적 측면을 살핀다. 한반도에서 이산가족은 월남인과 월북인, 국군포로, 비전향장기수, 미귀환공작원, 납북인, 납남인, 북송재일교포, 조선족과 고려인, 미주한인 등 디아스포라 한인, 그리고 최근의 북한이탈주민에 이르기까지 실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제2장은 분단으로 ‘찢긴’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가족 이야기를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는 월북인, 북한에서 귀환하여 ‘붉은 딱지’가 덧씌워진 납북어부, 국가에 의해 조작·왜곡된 간첩단 사건 등 남한의 이산가족은 물론, 성분 정책이 지속되면서 억압당한 채 살아가는 북한의 이산가족 현실을 다룬다.
제3장은 분단 상황 아래 이데올로기 경쟁과 대립이 빚어낸 이산가족들의 사례를 다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