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김원일의 『노을』에 나타난 ‘죽은’ 아버지의 귀환과 이중 서사 전략
...작가는 70년대 사회에서 월북한 아버지를 불러내기 위해 소년 갑수와 중년 갑수의 시점을 이용한다. 그래서 겉으로는 아버지와의 개인적 화해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심층적으로는 아버지를 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고자 한다. 이 작품은 반공 이념에 충실한 소시민 중년 갑수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인 소년 갑수를 의도적으로 교차 서술하여 아버지를 순진한 사회주의자로 이미지화하고 연민의 대상으로 재설정한다. 이러한 과정은 함구했던 아버지를 발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개인적인 화해를 가능케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버지를 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백정은 사회주의자가 지닌 낙인을 의미하는 언표이며, 작가는 아버지에게 새겨진 주홍글씨를 지우는 작업을 수행한다.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