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법은 둥글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의 코드
2013년 11월 5일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그렇게 법의 다이어그램 안으로 밀어넣어진 헌정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사건(event)은 진부한, 북한 관련 사례(case)로 구성되었다. 이 글은 일곱 차례에 걸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방청을 바탕으로, 동 심판이 순환적인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법의 둥근 다이어그램 안에 사건을 가두고, 모난 것을 쳐내는 방식의 코드에 입각해 있음을 보인다. 심판과정은 통합진보당이 정당해산의 요건인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했는지 여부에 관한 논증에 의해서라기보다는, 피청구정당과 북한과의 연계성에 대한 청구인측의 집요한 주장에 의해 지루하게 진행되었으며, 법의 다이어그램에 갇힌 증인은 어느 쪽 증인이건 간에 다분히 체제순응적이었다. 법은 둥글고, 모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