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조국’의 지리적 경계로서 휴전선과 냉전의 심상지리 - 이은상의 『피 어린 육백리』와 냉전의 감각 -
...것은 적대감을 통해 위기를 고착화하고, 전쟁을 준비하는 냉전의 감각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은상의 기행문은 휴전선에서 벌어진 침략의 역사적 사건들을 겹쳐서 기억함으로써 고려와 조선과 중국의 경험들이 어우러져 적과 아를 구분하고, 그 경험 속에서 결코 타협하거나 공존할 수 없었던 적들의 모습을 북한과 겹쳐서 해석해낸다. 이은상 기행문의 역사적 기억은 휴전선 저편의 적이 어떤 대상인지를 비유적으로 상상하게 하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대상임을 각성하게 한다. 또 북진론을 주장했던 맥아더의 전쟁론이 가장 애국적이며 필요한 정책임을 알려주며, 맥아더의 전술이 혈맹으로서 미국의 입장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이은상의 기행문은 단순히 휴전선 너머의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자유진영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학술논문] ‘이미’와 ‘아직’의 변증법 - 말소리의 감각과 통합적 사유를 중심으로
이은상은 입말의 특징을 살려 시조를 지었다. 그의 시조는 문학 텍스트로 출판되었고 가곡으로 만들어져 널리 불렸으며 현재 남북한 시선집에 가장 많이 등재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면 노래가 제거된 시의 역사가 근대시의 역사라는 생각이 허구적 가설이라는 생각에 동의하게 된다. 문자 중심의 서술을 통해 문학적 근대에 대한 관념이 ‘이미’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음성 언어의 특징이 우리문학에 끼치는 영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보면 문학적 근대에 대한 내포는 ‘아직’ 형성 중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은상 시조의 말소리, 청각의 감각이 전근대/근대/탈근대에 대한 강박적 인식을 넘어서는 하나의 매개이자 이후 통일문학사를 구상하는 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가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