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조영출과 그의 시문학 연구 ―해방 이전을 중심으로
조영출은 약 150여 편의 시와 600여 곡의 대중가요를 발표한 시인이자 작사가이며,극작가 ․ 연출가이다. 조영출의 시세계는, 일찍이 김기림이 1930년대를 대표하는 ‘도회의시인’으로 주목한 이후, ‘모더니즘-리얼리즘(또는 현실주의)’의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연구되어 왔다. 본고는 먼저, 조영출의 삶과 시에서 건봉사 소속의 학승이라는 신분이 미친 영향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해방 이전까지 조영출의 시를 대상으로, 시의 형식과 미의식, 시적 주체의 존재방식이 두 계열로 분화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그의 시세계는 산사의 삶에 근거하여 자연의 리듬과 시원의 심상을 외재적 형식과 관습적인 미의식으로 표현한 계열과, 근대 문명의 만화경을 텍스트로 재창조하여 그 어둠의 속성을 탐색한
[학술논문] ‘한하운 시집 사건’(1953)의 의미와 이병철
1953년 6월 30일 『한하운(韓何雲詩抄)』 재판이 출간되자, 「민족적 미움을 주자―적기가(赤旗歌) 『한하운시초』와 그 배후자」(이정선)라는 글이 발표되었다. 이 글은 시집 『한하운시초』가 공산주의 선전 선동의 기제이고, 작가 한하운은 아바타에 불과하고 이병철이 배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기사가 여론을 증폭시켜 치안국, 검찰청, 국회까지 개입하게 되고, 이 사건은 휴전 직후 남한 문학장에 반공 냉전 프레임을 조성하고 문단이 재편성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본고는 『한하운시초』 초판(1949년 5월 발행)을 편집하고 발행을 주선한 시인 이병철을 중심에 놓고 ‘한하운 시집 사건’을 추적해 보았다. 해방기 전위시인 이병철은, 1948년 8월 남한단독정부 수립과 그해 12월 국가보안법
[학술논문] 남․북의 아리랑 표상과 그 차이
아리랑은 코리안의 표상이 되고 남북 화합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본고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공연 <아리랑-시간의 강>과 북의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2005.8.15), 2018년 9월 20일 백두산에서 가수 알리가 펼친 진도아리랑 퍼포먼스를 텍스트로 삼아 아리랑을 분석하였다. <본조아리랑>은 1920년대 후반 민족 수난과 극복의 서사를 정서구조로 채택하면서 민족의 노래로 정전화되었다. 남북은 아리랑을 서로 다른 기원과 장소, 주체로서 상이하게 구성해 왔던 것처럼, 민족도 서로 다른 내용으로 상상해왔다. 이제 수백 종류의 아리랑이 서로 다른 욕망으로 세계 각지에서 경합하고 있다. 남북은 동일성뿐 아니라 이질성과 차이를 통해 교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