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최호진의 경제사 연구와 저술의 사회사: 1940~60년대
이글은 해방 후 한국의 대표적 경제학자였던 최호진(1914~2010)이 1940년대 초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간행한 경제사 분야의 저술들을 초판본, 개정판본, 재개정판본을 망라하여 계통적으로 소개하고 그 책들에 각인되어 있는 현대 한국의 사회사, 지성사, 사학사를 추적하여 본 것이다. 책이란 초판본이든 개정판본이든 그것이 출간된 시기의 정치, 사회, 사상적 환경과 독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독특한 역사적 정체성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는 최호진의 책들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경제사 책들에는 해방직후 확대된 사상의 자유와 마르크스주의에의 열기, 남북한 정부 수립과 한국전쟁 및 반공체제 강화에 따른 이데올로기 현실의 악화, 저자․출판사․독자들의 6․25체험과 그에 따른 정치적 입장의 변화가 각인되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학술논문] 1945년 이후, 개념의 잃어버린 ‘공간성’에 주목하라 —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문학예술편 1∼3』(구갑우·이하나·홍지석 외) —
2018년 출간된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문학예술편 1~3』은 새로운 시도의 개념사(conceptual history) 연구서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반도에 “개념의 분단체제”가 형성된 것으로 진단하면서, 38선 너머 공간을 연구의 시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 기획의 발원지 자체가 북한학 연구의 중심인 북한대학원이라는 것, 필자들의 라인업에 북한 관련 연구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단절된개념의 공간성을 복원한다는 취지를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연히 이책의 무게 중심은 영토 분단이 시작된 1945년 이후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한국의 개념사 연구가 주로 서양과 접촉한 근대 초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종류의 시도는 오히려 때늦은...
[학술논문] ‘해금’ 전후 금서의 사회사
... 1988년의 해금 조처 이전부터 압수와 부분적 해금이 반복되었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정부 문건, 신문 보도 등을 통해 680여종의 금서 목록을 추출했다. 이 목록이 1980년대 금서의 전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금서 체계의 중심을 형성하는 목록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 글에서는 이들 금서 목록 중에서도 박정희 유신 정권 시기의 정치의 이면사를 다룬 책들에 주목했다. 돈과 여자와 결부된 권력의 이면을 다룬 이 책들은 일종의 정치 포르노로서 문화사가 Robert Darnton이 분석한 프랑스 혁명과 정치 포르노의 관계와 유사해 보인다. 정권은 이 책을 본 대중들이 유신 정권의 도덕적 타락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을 두려워한 듯하다. 80년대 금서는 새로운 다양한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