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정신분석의 시각에서 본 현대 한국의 고문과 조작
...‘간첩’은 유태인과 같이 초능력을 갖는 존재, 그 수가 적어질수록 더욱 큰 힘을 갖는 역설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치즘에서 유태인의 형상이 그러하듯 간첩은 우리 한국 사회의 적대, 상징화될 수 없는 실재적 잉여를 긍정하면서 부인하는 기능을 한다. 고문 공간에서 어떤 것이 진실인 것으로 결정되는가에 대해서는 <소송>의 판사들처럼 카프카식의 외설성이 개입한다. 고문 • 조작 사건들의 경우 판사는 ‘눈 먼 대타자’라기보다는 ‘눈이 먼 척 하는’, ‘모르는 척 하는’ 대타자이다. 한국 현대사의 경험, 좌우 대립의 역사 속에서 누가 승리하는가에 의해 권력이 진실을 결정하는 처절한 역사적 경험을 우리는 공유하고 있다. 고문 피해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