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탈북 고려인 시 연구 ― 현실 대응 양상을 중심으로
고려인들에 있어 한국어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모국어는 러시아어이며, 러시아어로 교육받고, 일상생활에서도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당연히 창작에서도 이미 절대 다수가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고려인 문단에서 여전히 능숙한 한국어로 창작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탈북 고려인 시인들의 작품 경향을 살펴보는 것은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이진을비롯하여 양원식․박현․정추의 시를 살펴본 것은 이 때문이다. 탈북 고려인 시인들의 작품은 연해주나 사할린 출신 고려인 시인들의 작품과는 삶에서 주목하는 관점이나 현실 응전 태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연해주 출신 시인들이 1990년대 이후 활발하게 작품으로 형상화한 ‘강제이주에 대한 체험과 고발’의 경우만 보더라도, 양원식과 박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