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통역/번역되는 냉전의 언어와 영문학자의 위치- 1945~1953년, 설정식의 경우를 중심으로
...‘문학’을 파괴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데, 이는 ‘영어’와 ‘영문학’이 양립할 수 없다는 냉전기 언어상황에 대한 인식이 1960년대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설정식의 마지막 공적 활동은 휴전회담에서 북측(인민군) 대표의 말을 통역하는 것이었다. 설정식에 관한 가장 중요한 문건 중 하나인 티보 메러이의 회고는 적대적이고 억압적인 냉전 상황에서 통역자의 수행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 글은 끝으로 설정식이 참여한 휴전회담 기록과 그에 관한 회고를 겹쳐 읽음으로써 통역/번역을 통해서만 성립되는 냉전적 의사소통 상황의 특징과, 그 속에 은폐된 수많은 불연속점을 환기하는 주체로서 통역자가 지닌 수행성에 대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