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소문에서 실물로, 북한소설 서사 속 ‘수령’의 탄생 -1940년대 후반『문화전선』,『조선문학』,『문학예술』에 발표된 북한 중·단편소설을 중심으로-
...상정하고 양적 데이터를 병행했다. 이 키워드는 수령의 이름, 풍문성과 보도성으로 구분되는 소문, 수령의 자리를 채우는 대상의 이름을 동반하는 환기물들, 인물로 등장하는 실물로서의 수령 등 네 가지로 명명했으며 이들은 서사에서 개념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병행되고 관련되면서 수령의 서사적 속성이 구성되는 초기의 경향을 드러낸다. 수령은 현지지도 장면이 삽입된 단 한편의 예외(1949년)를 제외하곤 이 시기 대다수 소설에서 소문이나 환기물의 형태로 등장한다. 그러나 모든 소설에서 수령이 언급되었던 건 아니며 이 시기 수령은 김일성으로 채워진 경우가 압도적이지만,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비연속적 시간성을 전제로,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수령이나 풍문성 소문의 영역에 속하는 수령의 유토피아로 열린 무제한의...
[학술논문] 한하운과『한하운시초』
...시도했지만, 전후 남한의 경직된 반공분위기 속에서 한하운은 졸지에 좌익으로 공격받고, 시집 또한 좌경으로 매도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필화를 거쳐 오히려 한하운이 남한사회에 연착륙하게되면서, 시인 한하운은 사라지는 역설이 실현된다. 제2시집『보리피리』(1955)는 그 단적인표현이다. 이 힘겨운 생존과정 때문에 한하운과 그의 시는 명성에 반비례하여 일종의 풍문으로 떠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이 글에서 어둠에 묻힌『보리피리』이전 한하운 전기를 점검하는 한편, 그의 시의 백미라 할『한하운시초』초판(1949)에 대한 원전비판을 수행할 것이다. 요컨대 한하운은 좌익/ 우익 바깥의 하위자다. 그의 시는 하위자 최초의 시적 발화로서 한국현대시사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런데『한하운시초』초판은 고은, 신경림, 김지하...
[학술논문] 디아스포라 지식인의 사유와 무국적 텍스트들의 향방 - 최인훈의 ≪화두≫론 -
...시각을도출해내는 창조적 방외인으로서의 기능을 해왔다. 이 작품은 디아스포라지식인으로서의 사유가 전면에 드러나는 동시에 작가의 평생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무국적성의 텍스트들과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그러한 디아스포라 지식인으로서의 작가 최인훈의 면모가≪화두≫를 통하여 가장 분명히 드러나고 있으며, 그 과감한 실험이 결국모방과 풍문으로서의 20세기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분단 현실의 독자들에게끊임없이 사상적 모험을 권유한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즉 픽션과 기억을 교차하는 긴 작업은 결국 스스로의 일을 이야기함으로써 한반도의 역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것을 ‘미국’과 ‘소련’의 기행 과정에 걸쳐놓아 20세기를 대표하는...
[학술논문] 다문화 서사구조와 문학적 특징
...출현하는 여성수난(잔혹)서사, 이주노동자가 나타나는 에스닉노동·제노포비아서사 그리고 다문화가정 2세의 성숙을 그린 다문화성장서사 등 다채로운 서사구조를 지님으로써 소설지형을 넓히고 있다. 둘째, 갈등양상에있어서는, 자국민과 이주자의 시선이 교착되고 있다. 자국민은 이주자에대해 차별적·배제적·폭력적인 태도를 지녔고, 풍문으로 전달된 사실로 판단하고 왜곡하며 자의적·주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주자 역시 자국민의 배타적 민족의식, 이중적 잣대, 계급주의적 태도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이다. 이러한 갈등은 사회적 불화를 야기하며 타국의 관습, 언어, 음식, 의상 등을 조롱하고 멸시함으로써 문화혼종성을 수용하지 않거나 문화평등주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학술논문] 북한 문학에 형상된 탄광의 장소성
... 국가 담론과 미디어가 선전하는 북한의 탄광은 획일적이고 평균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탄광에서 경험되는 인간의 활동과 감각은 때로 국가 담론을 내면화한 문학 텍스트에서 누설되기도 한다. 이 글은 탄광의 다차원적 경험을 문학 텍스트에서 포착하고자 했다. 열정적으로 국가와 공동체에 응답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주변부에서 교정되어야 하는 인물이나 풍문처럼 지나가는 에피소드가 주목의 대상이다. 이들은 주인공의 승리, 영광된 호명, 숭고한 열정에 균열을 만든다. 특히 김정은의 통치 담론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탄광의 징벌적 장소성은 낙후되고 위계적인 공간의 성격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적응에 실패해 탈주하는 인물들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욕망과 가치 지향을 실천하며 생동감을 더한다. 죽음과 재해의 사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