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탈냉전 민족 스펙터클’ - 2000년 여름 남북 이산가족 상봉 -
...민족적 ‘언술 주체(enunciating subjects)’로서의 등장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그러나 보다 자세한 관찰은 가족과 민족의 알레고리를 통한 이산가족과 민족주의의 접합 및 이 과정에서 젠더의 작동 등 지속성도 보여주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산가족 문제는 여전히 국민국가 건설이라는 근대적 프로젝트에 의해 동원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2000년 여름의 변화는 한국적 정체성의 배경이 되는 다양한 민족 과거의 요소들의 재배치 및 재접합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이 글은 역사가 “어떻게 완고한 내구성과 갑작스런 단절을 동시에 보여주는지, 그리고 가장 급진적인 역사적 파열조차 놀랄만한 연속성과 엮여있는지” 살펴본다.
[학술논문] 최인훈 『광장』의 불교 정서적 상징과 구성
...피난민으로 월남하여 남한에 정착한 작가이다. 한국현대사 자체가 그 삶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하나의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소설의 근간을 이루며, 『광장』은 그것을 대표하는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이 일제 때 북한에서 태어나 광복 후 남한으로 내려오고, 다시 월북하여 북한 정치체제를 체험한 후 한국전쟁 때 인민군 포로로 잡혀 있다가, 휴전 당시 중립국을 선택하여 인도로 가는 배안에서 사라지는 줄거리가 바로 그렇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사의 비극과 이데올로기적 사변으로 점철되어 있으나, 한국사의 과정 속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추적하는 것이 소설의 관념적 얼개를 이룬다. 그 정체성의 한 뚜렷한 면모가 한국인으로서는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는 불교적 정서에 있다. 윤회와 인연, 불교적...
[학술논문] 남북한 춘향전 영화를 통해 본 <춘향전>의 국민문학적 의미
...표준화라는 당대 문화계의 아젠다와 관련이 있었다. 1930년대에 제작된 토키 영화 춘향전 또한 자유연애 담론의 지지를 받아 신학문 교육을 받지 않은 관객에서부터 지식인 관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해방 이후, 1955년 <춘향전>과 1961년 두 편의 영화인 <춘향전>과 <성춘향>은 국민국가의 문화적 정체성 즉 한국적인 것을 구성하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제작되었는데 모두 장면화와 시각화에 있어서 식민지 시기에 제작된 춘향전 영화들을 참조한 흔적이 엿보인다. 북한에서 제작된 춘향전 영화들 역시 등장인물들의 형상화와 장면화를 일부 사회주의적 이념에 맞게 수정, 변형시켰지만 기본적으로 식민지 시기부터 제작된 춘향전 영화들의 익숙한 장면화를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학술논문] 교양소설로서의 <광장>과 교육적 의미
...성숙 과정을 통해 시민계급의 교양이념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형성해가면서 사회와의 조화를 탐색한 소설이다. 이러한 장르에서 주인공 교양주체가 ‘젊은이’로 주목받는 이유는 근대적 시민사회에서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한 자기결정의 기회, 오류와 좌절에 대한 수용, 책임의식 등을 육성할 수 있는 성장 기간이기 때문이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의 사유와 행로는 루카치나 딜타이, 모레티가 제시한 교양소설의 범주에서 그리 벗어나 있지 않다. 그는 식민지 이후 해방공간의 정치적․사회적 혼란과 6․25를 체험한 젊은이로서, 4․19정신과 연계된 지식인, 교양인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식민지 시대에서 벗어난 해방공간, 이승만 치하의 정권 아래에서 한국적 모더니티의 발현이 싹튼 가운데 ‘달걀’...
[학술논문] ‘분단과 통일’의 미학예술학적 과제
...이름 아래 ‘북한미술’을 단지 타자화하며 제아무리 ‘주체적 사실주의’ 미술을 객관적으로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문화적 통일을 창출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한계를 지닌다. 북한의 ‘주체적 사실주의’는 외양상 남한미술이 추구했던 추상적인 이른 바 ‘한국적 모더니즘’이나 현실적인 민중미술과도 판이하다. 하지만, 민족 문화 정체성이라는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식민성과 근대성을 뛰어넘는 작업이나, 예술이 분단 이전의 공통의 문화적 기억과 경험에 대한 탐색을 통해 새로운 일상생활에서 혁신을 나날이 누적시키는 일은 남과 북이 공동성을 확보해 내는 데에 필수적인 일이다. 결국 진정한 새로운 창출로서의 통일은 정치적 헤게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