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리용악시선집』 재수록 작품의 개작과 그 의미
...제외했다. 연 구성을 달리하거나 행갈이를 수정하는 등의 시 형식의 개작이 나타난 경우, 이전의 시집에 수록된 시들에서 들쭉날쭉하던 행갈이가 『리용악시선집』 재수록 시에 와서 대체로 고르게 변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연을 구성하는 행의 개수도 대체로 비슷하게 수정하는 방향으로 개작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시각적으로 한결 안정된 구조를 취하게 됨은 물론이고, 시를 낭송했을 때 청각적으로 느껴지는 리듬 또한 좀 더 기억하기 쉬운 안정감 있는 형태를 띠게 된다. 리듬을 고려한 시 형식의 개작은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까지 북한 시단에서 이루어진 ‘운률론’에 대한 논의에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 내용의 개작은 작게는 조사 및 어미로부터 크게는 내용을 대폭 수정하는...
[학술논문] 한국 근대가곡의 성립과 그 성격
... 성장한 전통음악, 즉 잡가(雜歌, vulgar songs)와 대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곡의 지역성(locality)이 강화된다. 한편 작곡가들이 동요 제작에 뛰어들면서 노래(=동요, children’s song)를 전제로 하는 시문학(=동시, children’s verse)의 성립을통해 문학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해방 이후에는 이념적검열의 문제로 인해 월북한 작사가(lyricist)의 가사를 강제로 개작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는 ‘시와 노래의 일치’라는 가곡의 본래 취지를 위반하는결과를 낳게 된다.
[학술논문] 월남민의 균형감각과 냉전의 분할선 : 개작과 검열의 관점으로 『카인의 후예』 다시 읽기
본 연구는 황순원(1915~2000)의 대표 장편의 하나인 『카인의 후예』의 개작과 검열(자기검열)을 다루고자 했다. 북한의 토지개혁을 시공간적 배경으로삼은 이 작품은 잡지 연재본을 포함하여 모두 5개의 개작 판본을 가지고 있다. 이 글에서 판본들의 개작상황을 검토해 본 결과, 작가는 개작을 거쳐 남한의 전시 반공체제의 검열을 의식하면서도 민족 분열, 한국전쟁을 낳은 원점의 하나라는 점을 고발했고, 형식과 표현의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검열의심미화’를 통해 순수문학의 작가 신화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았다. 이 글에서는 주인공 서술자가 남과 북 어디에서 속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경계인인 월남민의 위치와 균형감각을 소유한 점, 북한 토지개혁의 대의는 긍정하나 근대국가 수립 전에 시행됨으로써...
[학술논문] 북한군 점령기 모윤숙의 잔류 체험과 한국전쟁 재전유의 서사
이 글은 북한군 점령기에 모윤숙의 잔류 체험이 체험수기와 문학의 형식으로 1980년대까지 반복된 정치적, 문학사적 의미를 해명한 것이다. 특히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가 기존의 잔류 서사에 새롭게 추가된 시점이 모윤숙이 베트남전쟁지에 다녀온 이후라는 사실은 한국전쟁의 기억이 형성되고 또 연쇄적으로 가공되는 반공 서사의 흐름을 잘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기존 연구는 이 시가 『회상의 창가에서』(1968)의 수상집에 처음 개작되어 실렸다는 점, 또 이 시의 해설을 위해 이전에 없던 잔류 체험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추가된 점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모윤숙 수기의 에피소드, 장소, 시간이 어떤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러한 잔류 서사의 요소들이 끊임없이 재가공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