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일본 교토학파의 다나베 하지메, 한국 박종홍, 북한 황장엽의 국가 정치 철학의 연관에 대한 비판적 서술을 시도한다. 다나베 하지메는 1930년대 일본제국의 ‘보편 국가’로의 승화를 논하기 위해 ‘종의 논리’를 제시한다. 여기서 그는 ‘절대적 매개’로서의 민족/국가가 개인과 보편적 인류를 부정을 통해 매개한다고 주장한다. 이 글은 이러한 개념과 사유방식이 박종홍의 ‘민족주체성’에 대한 논의와 황장엽의 ‘인간중심철학’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민족이나 국가를 우회해서는 개인이 존립할 수 없으며 보편적 인류로 승화될수도 없다는 주장에서 남북한의 공식적 이데올로그로 활약한 두 철학자는 다름이없다. 주체로서의 개인은 언제나 ‘민족주체성’으로 전화되거나 이를 통해서만 인류보편적 주체가 될 수 있었지 이와는 다른 가능성을 철학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웠다. 결국 인류적 보편의 실현은 끊임없이 미래로 지연되고 현실의 종적 특수성, 민족국가가 사회정치적 사유와 노력의 중심을 형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이 국가를 넘어서 보편적 이념 하에 상호 연대하는 것을 철학적, 사상적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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