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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와 기억의 물화-일본군 ‘위안부’ 표상과 시민다움의 정치학

The story of ‘Halmony(my grandmother)’ and the materialization of memories -The representation of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and Politics of good citi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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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허윤
소속 및 직함 부경대학교
발행기관 구보학회
학술지 구보학보
권호사항 (27)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375-408
발행 시기 2021년
키워드 #소녀상   #마리몬드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수행성   #일상적 국민주의(nationalism)   #허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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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2011년 서울의 일본 대사관 맞은편에 처음 설치된 이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를 대표재현하는 표상으로 자리잡았다. 의자에 앉은 채 주먹을 쥔 단발머리의 조선 소녀는 다양한 방식의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시민들은 소녀상을 인간화하고 돌봄으로써 소녀상의 기억을 수행한다. 소녀상의 ‘게양’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캠페인과 상품으로 이어진다. 팔찌나 핀버튼에서부터 에코백까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은 나비나 단발머리에 조선옷을 입은 소녀를 등장시킨다. 대중이 받아들이기 편한, 혹은 대중이 상상하는 방식으로 물화되는 것이다. 선량한 소비자들은 소녀상을 만들고, 희망나비팔찌를 구매함으로써 시민운동에 참여하여 목소리를 낸다는 자기효용감을 느낀다. 소녀상 만들기가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이것이 다시 한국 사회에 소개되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실천에는 일본군 ‘위안부’가 현재진행형의 기억이며 여성 인권의 표상이라는 사실은 종종 누락된다.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당사자로서, 여성평화인권 운동가로서 전세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를 계속해서 보호와 부조의 대상으로 사유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민족적 기억을 넘어서는 곳에서 출현하는 다종다양한 ‘위안부’ 담론은 대중화되지 못하고 소거된다. 일본, 중국, 조선, 미국, 남한, 북한이 뒤섞인 지정학적 상황이라든가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 남아야 했던 일본군 ‘위안부’들, 할머니와 소녀가 아닌 일본군 ‘위안부’의 삶은 재현되지 않는 것이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