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어떻게 북한에 대한미디어 청중의 감각을 변화시키는 글로벌 미디어 이벤트로 작동하였는지 논의한다. 대중 매체는 도입 초기부터 국가적 의례를 매개하며 거대한 청중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구성해왔다. 특히 미디어 기술은 현장에 있지 않은 청중의 참여를 확장함으로써 공적 의례의 속성 자체를 변화시켜왔다. 미디어 이벤트는 이러한 미디어 기술을 매개로 구성되는 사회적 공간과 상호작용을 포착하는 개념으로, 청중을 대상으로 무대에 올리는 계획된 상징적 수행을 통해 사회 통합을추구한다. 이 글은 미디어 이벤트 개념을 개념적이자 분석적인 틀로 적용하여, 판문점 회담이 어떻게 남북 통합에 우호적인 미디어 청중들을 구성하였는지 분석한다. 이를 위해 판문점 회담 전후 관련 정부 및 언론 보도 자료 분석, 회담 당일 주요 방송사들의 특집 방송 영상 분석 및 소셜 미디어 채널에 재전송된 생방송에 달린 댓글 분석, 판문점 회담 취재에 참여한 언론인 인터뷰 등을 실시하였다. 이 글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영어권에서 반세기에 걸쳐 냉전 체제의 변동과 핵심적인 대중 매체의 기술적 변화와 맞물려 진행된 미디어 이벤트를둘러싼 논쟁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나는 다얀과 캐츠의 초기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미디어 이벤트를 특정한 생방송 텔레비전 장르를 지칭하는 협소한의미가 아닌, 사회적 변화를 추동하는 에너지를 구성하는 경계적 순간으로 재정의한다. 다음으로, 판문점 회담이 생방송되었던 한시적 시간 동안 정부 조직자, 언론, 청중들이 어떠한 사회적 공간과 상호작용이 구성되며 새로운 변화를 향한감각과 에너지를 구성하였는지 논의한다. 이어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변화의 가망성의 감각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동하였던 김정은을 둘러싸고 작동한 친밀함의 정동에 대해서 논의한다. 결론적으로, 판문점 회담은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감각을 ‘잔혹한 적’에서 ‘친밀한 가족’으로 전환함으로써남북 통합에 우호적인 감흥을 생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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