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북한 사회에서 작동하고 있는 화폐들의 이동성과 혼종을 ‘화폐 모빌리티(mobility)’와 ‘화폐 혼종(hybridity)’ 현상으로 정의하여 분석하고, 이러한화폐의 모빌리티와 혼종을 통해 북한 사회에서 형성되는 정체성, 즉 ‘화폐 정체성(identity)’의 변화와 양상을 연구하였다. 현재 북한에서 화폐는 다양한 의미를 갖는 실존(實存)이다. 계획경제 시기에화폐는 계획의 반의어이자 시장의 표상이었다. 현재 북한 시장과 사회에서 화폐들(북한의 국정 화폐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외화들)은 상품 그 자체에 그치지않고 온갖 사회적 움직임을 종횡으로 연계하는 대단히 역동적인 존재이다. 북한에서 화폐들은 한 공간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으며 국경을돌파하면서 이동성(mobility)을 자신의 특성으로 자리잡게 하였다. 여기에는 북한 국정 화폐뿐 아니라 달러화, 위안화 등 다양한 외화 화폐들이 참여하여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이동성이 북한이라는 공간 내에서 화폐들의 혼용, 공존 상황을 발생시킴에 따라 다양한 국적의 화폐들이 혼종(hybrid)되어 화폐 혼종성을 낳았다. 화폐의 혼종은 결과적으로 북한 사회의 정체성(identity)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것을 화폐 정체성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하였다. 화폐 정체성이라는 개념에서 보았을 때 현재 북한에서는 수령 화폐 정체성을 대체하는 새로운 정체성이 구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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