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북한 지도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언급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로 보고 이 장소의 변천과 정체성 변화 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평양에 위치한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 집무 실로 사용하던 공간이다. 당시에는 ‘금수산의사당’이었지만 김일성 사망 이후 그의 시신 을 영구 보존하면서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칭하였다. 금수산기념궁전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또 한 번의 변화를 겪게 된다. 김일성, 김정일이라는 두 지도자가 함께 자리하면 서 이름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바뀌었다. 일종의 묘지인 금수산태양궁전은 살아있는 사 람들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설명하는 데 중요한 도구이다. 많은 사람은 금수산태양궁전이 북한 사회의 변화와 거리가 멀고, 북한체제가 유지되는 한 불변 의 장소라 생각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지 10년 언저리에 있고, 현 지도자가 전임 지도자의 위상과 권위를 대부분 취득했기 때문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의례적인 장소로 여 길 수도 있다. 금수산태양궁전의 효용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 사회에서 는 여전히 김일성, 김정일이라는 두 지도자를 호명하고 있으며, 그 색채가 완벽하게 지워 지지 않았다. 여전히 금수산태양궁전은 지도자의 통치방식과 사회의 통합을 위해 존재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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