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철불은 통일신라 후기부터 고려 전기에 이르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선종 사찰과 이를 후원한 호족 세력에 의해 지방 사원을 중심으로 유행한 경향을 띤다. 이 시기에 제작된 철불 대부분은 여래좌상 형식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철불 연구를 위해서는 북한 지역에 소재한 철불도 포함되어야 함에 불구하고 남북 분단의 장벽 속에 그간 이 지역의 철불 연구는 거의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다행히 2014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발간한 『유리건판으로 보는 북한의 불교미술』과 같은 최근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기존에 알려진 <개성 傳 적조사지 철조여래좌상> 외에 <장단 장좌리 철조여래좌상>, <황주 성불사 철조보살좌상> 등의 철불 자료가 소개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앞서 소개된 3건의 철불 외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총독부박물관 문서 등의 기록 자료를 보완하여 일제강점기 북한 지역에서 확인된 총 7건의 철불 자료를 추가로 소개한다. 성불사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철조보살좌상이 존재한 것을 유리건판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1935년 황해도지사가 올린 보물지정 안건의 ‘道詵鐵佛(혹은 道詵天在鐵佛)’이란 제목의 철불이 바로 성불사 철조보살좌상에 해당하는 내용임을 파악되어 당시의 조사기록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유리건판 사진을 토대로 이 철조보살좌상의 양식적 특징을 파악해 본 결과 제작시기는 통일신라의 전통이 남아있는 고려 초 10세기경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에는 이 철불을 도선철불로 부른 것으로 전해지지만 실제 도선과의 관련성은 밝힐 수 없었다. 그러나 철이라는 이 보살상의 재질과 이 철불이 위치한 정방산성 일대의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지정학 입지를 고려할 때 국토 비보의 목적에서 발원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별개의 자료로 전하던 성불사 철불의 유리건판 사진과 당시의 조사기록 내용을 결합하여 성불사 철조보살좌상을 조명해 보았다는데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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