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 미국 탁구 선수단이 참여하였다. 이는 1971년 미국과 중국의 핑퐁외교를 연상시켰으나 기대했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이 무리하게 남한의 대회 참가를 막아 대회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미국의 정부 및 여론 모두 북미관계의 진전 그 자체에 대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양 세계탁구대회는 같은 해 7월 카터 대통령의 방한 때 남한과 미국이 북한에 3자회담을 제안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북한은 3자회담을 끝내 거부했고, 유엔사무총장 발트하임의 중재 노력도 거부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적 차원의 접촉과 협상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북한에게 있어 북미 양자관계의 구축은 미국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국가의 위상을 높여주는 정치적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추구하는 주된 목표는 평화협정이라기보다는 미국으로부터 국가적 차원의 승인을 얻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평양 세계선수권대회를 둘러싼 외교관계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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