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국제관계에서는 'Enemy of my enemy is my friend' 또는 'Enemy of my ally is my enemy' 라는 논리가 성립된다. 위 논리에 따르면 이란은 명백히 미국의 적국이며, 미국과의 동맹관계인 한국은 이란과 적국의 관계가 된다. 역으로 북한에게 있어 이란은 미국의 적국이기 때문에 친구가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론에서만큼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 즉, ’Enemy of my ally is not my enemy'의 관계가 성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남-북-이란은 삼각관계가 형성 및 유지되기 어려운 조건 하에 있으면서도 현실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상호 공통의 이해관계가 존재하며, 그로 인해 이론적 예측을 넘어 관계를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변수가 삼각관계의 결정요인인가? 왜 남-북-이란 삼각관계는 이론적 예측과 달리 유지되고 있는 것인가? 삼각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본 연구에서는 상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통해 이란의 대한반도 정책이 헤징전략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이란은 남북 사이의 갈등과 경쟁 관계를 적절히 이용하여 경제적·군사적 실리를 획득하고 있으며 이를 이란-이라크 전쟁과 반미외교에 활용하였다. 결론적으로 남-북-이란 삼각관계 사이에는 서로에게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원천이 있으며, 이론적 예측과 달리 역설적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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