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강영숙의 『리나』(2011)와 최진영의 『해가 지는 곳으로』(2017)를통해 탈북 난민의 문제와 재난 난민의 문제를 고찰하고 있다. 난민에 관련된문제는 민족-국가에 기반한 근대사회가 양산하는 갈등, 억압, 폭력, 혐오 등의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문제점들을 폭로함으로써 우리시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강영숙의 『리나』에서 리나는 북한을 탈출하지만 수차례 반복되는 인신매매를 거치면서 값싼 노동자와 창녀 되기를 반복한다. 전 지구적으로 성별화된 자본주의적 노동 분업 체제 속에서 탈북 난민 신분인 리나는 ‘하위 주체’ 의 신분으로 전락해 버렸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비참한 상황을 지속적으로돌파해 나간다. 혈연에 기반한 실제 가족을 뒤로하고 리나는 자신이 선택한 새로운 유사가족의 형태를 이루며 살아간다. 최진영의 『해가 지는 곳으로』는 한국에 창궐한 바이러스로 인해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어 러시아를 통해 서쪽으로 해가 지는 곳만 바라보며 탈출하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난민이 된 3가족의 서사를 통해, 재난 이후를 꿈꾸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를 묻고 있으며, 더불어 재난 이전에는 어떠했나를 반성하게 한다. 이 작품에서 도리와 지나의 동성애는 남성적인 일방적, 폭력적, 쾌락적 욕망에 기반한 이성애적 사랑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근대의 모빌리티는 양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과학 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모빌리티와 이를 어떻게 인문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과거의 비극적 모빌리티를 반성하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수적인 과제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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