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북한의 5차 화폐개혁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달러라이제이션 현상의 정치적 의미를 분석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달러라이제이션은 북한경제에 배태된 권력관계의 동학을 말해 주는 ‘창’이다. 달러라이제이션은 북한체제에서 ‘사회’의 존재와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연구는 북한 달러라이제이션의 정치적 의미를 세 가지 수준에서분석한다. 첫째, 국가(정부)가 달러라이제이션을 수용하게 된 것은 정부가이데올로기적 명분보다는 정치경제적 실리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둘째, 달러라이제이션은 사회부문, 특히 돈주들의 정치경제적 자율성과 영향력이 확대된 결과이다. 마지막으로 달러라이제이션은 인민들이선택한 결과이기도 하다. 달러라이제이션은 부분적이지만 물가 상승 억제에 도움을 주고 보다 편리하게 시장활동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 대신에인민들은 시장화와 달러라이제이션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불평등을 감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