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반도 통일의 시대에 대비한 문학의 통합적 비교연구가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남북한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고전문학 개념의 비교를 수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남북한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야담’이라는 문학 장르를 선택하여 논의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이에 북한에서 출간된 야담선집 중 『조선중세야담집』(1~6)을 대상으로 하여 선집의 작품 편찬 경향과 구성상 특징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북한문학사에서 야담은 설화의 하위유형에 가깝게 인식되어 왔다. 장르개념에 대한 통일된 견해가 도출되지 못해, 패설의 전개차원에서도 야담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어우야담』 이후의 작품을 다루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최근 북한의 ‘야담’번역과 ‘야담’제명선집의 출간을 통해, 북한문학사에서 ‘야담’을 설화의 하위유형에서 벗어난 ‘기록문학’과의 연관성에서 다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저본이 되는 텍스트나, 야담을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볼 때, 남측의 야담연구동향과도 연관있어 보이며, 북한 내부에서 ‘야담’문학의 효용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일종의 문화적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조선중세야담집』을 통해 보면, 이들은 1) 기이담이 아닌 현실적 교훈과 인민의 교화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인 편찬의 태도를 견지한다. 2) 한문어투의 단순한 번역을 통해 작품의 대중적 이해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3) 때로 적극적 부연과 삭제를 통해 작품의 자극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해 야담을 북한문학사의 주요한 장르로 부각시키고 있는 경향을 보이는 바, 이는 북한이 야담을 기록된 패설로, 나아가 소설문학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문학사적 위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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