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북한 유년기 아동물에 나타난 미국 표상을 고찰하고, 북한의 아동들이 미국을 절대 악의 대상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만 4∼5세의 어린 아동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유년잡지 『꽃봉오리』는 6․25 전쟁을 비롯한 과거의 모든 역사적 사건을 소환하여 미국을 침략자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적개심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간백정에 가까운 잔인한 학살자로서의 ‘미제국주의’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표상은 어린이들에게 분노와 적개심을 넘어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요한다. 북한 사회에서 ‘승냥이 미제’는 대표적인 미국 표상이다. ‘승냥이’는 아동 교양물에서도 다양한 각색과 변주를 통해 계급교양 목적으로 활용된다. 특히 어린이들은 동화와 우화의 의인화된 동물이야기를 통해 승냥이의 성격과 특징을 내면화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곧 미국에 대한 표상으로 연결된다. 본 연구는 미국에 대한 극단적인 적개심만을 강조하는 이러한 교육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북한 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일상에 파고드는 외래문화의 유입은 새 세대들에게 교육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게 할 것이다. 북한이 지향하는 사회주의 체제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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