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김정은 시대 북한 정치를 분석하는 지배적 개념으로 활용되어온 ‘당-국가체제의 정상화’가 과연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설명하는 데 충분한 개념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해당 개념이 선군정치라는 사회주의의 역사에서 매우 예외적인 이탈로부터의 복귀를 포착하는 데 유용한 개념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현상의 전체와 그것이 갖는 함의를 드러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본 연구는 특히 조선노동당의 운영상의 변화들에 초점을 맞춰 ‘정치 제도화’ 개념이 갖는 유용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관련하여 본 연구는 김정은 시대 북한 정치가 당의 유일영도와 규율성, 그리고 비상설 집단지도협의체 및 상설 조직체계의 차원 모두에서 정치 제도화로의 변화를 일관되게 보여왔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는 국가 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혁명과 안보에서 발전과 복지로의 전략적 전환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의 등장과 연동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