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전쟁을 활용한 대통령의 통치 기획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데 있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번영을 이룸과 동시에,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오래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2021년 현재 한국전쟁을 종결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는 부재한 상황이다. 전쟁의 지속은 결국 한 사회의 냉전 기획이 내면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연구자는 이를 학술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과 비판적 담론 분석(Critical Discourse Analysis)을 활용해 한국전쟁을 둘러싼 담론의 거시적 맥락과 세부 전략을 살폈다. 분석 자료는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이다. 분석결과, 대통령들은 체제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전쟁을 재차 발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설문에는 식민지와 전쟁, 분단, 산업화, 민주화로 이어지는 ‘성공 서사’를 통한 국가적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이러한 담론 전략은 국가 간 외교 행위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쟁은 그 자체로 아픔과 불안을 양산하지만, 대통령은 이를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닌 국민 단결과 선전의 도구로 활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자는 한국전쟁을 평화롭게 종결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담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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