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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대에 남겨진 조선어―소비에트 시대 사할린 코리언들의 언어 문제

Korean Language Left Over in the Borderland: the Post-war Linguistic Problems of the Sakhalin Kor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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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경화
소속 및 직함 중앙대학교
발행기관 역사문제연구소
학술지 역사비평
권호사항 (136)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97-225
발행 시기 2021년
키워드 #사할린 코리언   #조선어   #접경지역   #귀환   #‘토착화’ 정책   #임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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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에서는 일본의 식민 지배와 전쟁 동원을 계기로 사할린으로 이주했던 한반도 출신 주민들이 일본의 패전으로 해방된 후에도 한반도로 귀환하지 못하고 소련의 소수민족으로 통합되어 갔던 과정을 조국과의 연결고리로서의 조선어가 놓인 언어 현실과 그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전개했던 그들의 다양한 고투에 주목하여 추적했다. 소련군 점령 후의 사할린에서 코리언들이 귀환하지 못했던 것은, 사할린이 일소의 접경지역에서 미소 냉전 체제의 접경지역으로 재편되어 군사적 긴장 상태가 상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할린 코리언들은 조국 귀환을 준비하며 자녀들의 조선어 교육에 힘썼다. 전후복구를 위한 노동력이 절실했던 소련은 귀환하는 일본인으로 생긴 노동력의 공백을 조선인들로 메우고자 하여, 코리언들의 민족어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사회주의 체제로 이끄는 이른바 ‘토착화’ 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 조선어는 계몽의 언어인 동시에 조국 귀환 혹은 조국과의 연결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한국전쟁 이후에는 전후복구에 성공한 북한으로의 귀환도 어려워졌다. 사할린 코리언사회가 북한의 탈소련화에 따라 북소 접경지역으로도 여겨졌기 때문이다. 소련은 1963년에 민족어 교육을 폐지함으로써 사할린 코리언에 대한 통합 정책을 실시했다. 이는 소련계 유대인들의 이디시어 교육이 소련 밖의 모국인 이스라엘로의 귀환 열망의 상징으로 여겨져 폐지되었던 것과 유사한 조치였다고 할 수 있다. 농촌인구가 많은 중앙아시아 코리언들과는 달리, 도시 거주율이 높아 민족공동체를 이루기 어려웠던 사할린 코리언사회는 급속히 소련 사회로 언어적으로 통합되어갔다. 그런데 소련 붕괴와 함께 1990년대에 한소수교가 이루어지자, 이들은 조국과의 연결고리로 이번에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익히며 남북의 접경지대로서의 사할린을 살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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