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북한 주체문예론의 이론사적 전개와 유일체계화 과정을 통시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남북 통합 문학사 서술을 위한 북한문학비평사(1945~2019) 기획 연구의 일환이다. 북한은 ‘주체사상의 유일사상 체계화’(1967)에 따라 주체문예 담론을 창안하여 창작과 비평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체문예론의 이데올로그들은 먼저 김일성의 ‘항일혁명문학예술’과 김형직, 강반석 등 ‘혁명 가정(가계)’의 계몽적인 문학예술을 발굴, 기록하여 문학사적 전통으로 삼았다. 그들은 김정일의 지도를 받아 『영화예술론』(1973)에서 처음 선보인 새로운 이론을 『주체사상에 기초한 문예리론』(1975)을 통해 문학예술 전 장르로 확대, 일반화하였다. 그것을 기초로 『문예리론총서 주체적문예사상』(1982), 『김정일문예리론총서』(1982~87), 『주체적문예리론연구』(1989~2007),『주체문학전서』(2000~) 등 방대한 ‘주체문예리론체계’로 집대성되어 유일이론으로 군림하였다. 주체문예론의 전개과정을 통시적으로 분석하니, 전일적인 유일사상으로 체계화됨에 따라 이론 체계 밖의 다른 반증을 전혀 용납하지 않는자기완결적 논리가 동어반복됨을 알 수 있다. 문학예술에 대한 지도자의 교시와 당 정책이 명제화되면, 비판적 논쟁 없이 위계화된 해석과 해설만 경전처럼 작동되는 것이다. 주체의 환상에 빠진 마리오네트가 수령과 당의 뜻대로 창작과비평을 수행하는 문화정치적 기능이 전일적으로 수행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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