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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초상-정치인 부녀(父女)의 자서전적 글쓰기

Family Portraits-Autobiographical Writing of the Politician Father and Daug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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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영은
소속 및 직함 성균관대학교
발행기관 구보학회
학술지 구보학보
권호사항 (29)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73-103
발행 시기 2021년
키워드 #해방정국   #여연구   #여운형   #김일성   #박헌영   #월북   #암살   #테러   #『나의 아버지 여운형』   #자기서사   #자서전적 행위   #자서전적 글쓰기   #장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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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에서는 평양에서 여연구가 쓴 회고록 『나의 아버지 여운형』(2001)에 주목하며, 여연구의 자서전적 글쓰기의 정치적 함의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해방정국에서 높은 대중적 지지를 받으며 건국의 주역으로 부상하던 여운형은 테러 집단의 주요 표적이 되었다. 가족들의 신변까지 위태로워지자 여운형은 김일성을 만나 북한에서 자녀들의 보호자가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1946년 7월에 여운형의 두 딸이 먼저 평양으로 향했고, 1947년 7월에 여운형 암살 사건이 일어나자 나머지 가족들도 뒤이어 월북했다. 모스크바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대학 교원이 된 여연구는 1978년 11월에 김일성과 재회하면서 통일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에는 아버지 여운형의 생애사를 직접 쓰기 시작했다. 여연구는 『나의 아버지 여운형』에서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의 월북 과정을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여운형 암살 사건의 배후를 다각도로 파헤치고자 했다. 여운형의 정치적 업적 및 비극적 죽음에 관해서 여연구는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와 입장을 따르면서도, 아버지의 정적(政敵)이었던 박헌영을 자전적 글쓰기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김일성과 여운형을 정치적인 동반자로 재현하는 한편 여연구 자신에게 김일성은 든든한 정치적 후견인이었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여연구의 자기서사는 철저하게 정치적인 전략을 취했다. 아버지 여운형을 통일운동가이자 좌파 정치인으로 다시 한 번 북한 역사에 기입하며, 김일성 사후(死後) 북한에서 자신의 가문과 후손들을 자서전적 행위로 지키고자 했다. 여연구는 정치인 아버지의 뒤를 이은 딸로서 가족사를 쓰는 행위 자체가 정치 활동의 일부임을 증명했다. 『나의 아버지 여운형』에서 여연구는 역사적인 ‘아버지’를 자서전적인 ‘나’의 일부로 재현하며, 딸이 쓴 아버지의 평전은 자서전의 특징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순환적으로 이야기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