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은 2018년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회담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 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오는 장면이 생방송되어 국제적 관심을 불러온 미디어 이벤트였다. 남북정상회담은 주최자로서 남북정부, 그리고 특별 방송을 사전 기획하고 수행한 방송사, 그리고 생방송을 함께 본 시청자들이 만들어낸 협상의 산물이었다. 4.27 남북정상회담 방송에는 다얀과 카츠(Dayan & Katz, 1992)가 언급한 바 있는 미디어 이벤트의 3가지 요소인 정복(conquest), 경쟁(contest) 그리고 대관식(coronation)의 요소가 담겨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 분계선을 넘는 것은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으로 정복 요소를 보여준다.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 분계선을 넘어서는 장면에서는 단독 승리자의 모습을 갖게 되지만, 남북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 분계선을 넘나 들면서 공동 승리자의 지위를 부여 받는다. 이 경우 정복 요소는 남북 정상 중에 누가 승리하느냐가 아니라, 남북정상이 과거의 분단 체제를 함께 뛰어넘어 공동 승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경쟁 요소는 호위 부대와 함께 남측으로 내려오고 남한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에서 나타난다. 이때 정상은 적대적 이념 경쟁이 주체로서가 아니라, 정상 국가 간 외교 협상의 주체로 공식화된다. 대관식 요소는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을 하는 정치적 대관식과, 부인들이 참여하고 민족의 노래를 함께하는 문화적 대관식이 있었다. 정치적 대관식에서 남북 정상간 형제애를 확인하였다면, 문화적 대관식에서 가족애와 민족애를 확인하였다. 미디어 이벤트의 여론효과라는 측면에서 북측사회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했으며,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를 크게 높였다. 이와 함께,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평화의 시대로 전환하는 의식에 시청자들이 참여하여 일종의 코뮤니타스 (communitas)를 경험하게 하는 사회적 효과를 갖는다. 그리고 남한 정부는 과거 정부의 적대적 대북정책을 마감하고, 북한과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대북 정책을 집행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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