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장마와 태풍이라는 재난‧재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2020년 김정은정권의 정책과 이 과정에서 시도된 ‘재난방송’이 이전 시기의 재난 대응 정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재난‧재해 상황에서 언론‧방송을 적극 활용해 사회적 연대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인민을 보호하는 지도자, 책임지는 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했다고 본다. 조선중앙TV의 장마와 태풍 관련 특보 편성은 언론‧방송이 기존의 선전선동 관행에 TV매체가 가진 주요한 특징인 속보성과 현장성, 전파력을 새롭게 도입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재난‧재해의 중계를 통해 타지역의 주민들도 피해 상황을 목격함으로써 피해 경험과 고통을 공유하고 ‘상상적 동일시’를 통한 연대감과 결속감을 고양시킬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와 당, 국가가 주민의 삶을 보호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TV 화면과 신문 지면에 현시하고 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정신과 국가의 존재를 주민들에게 가시화시키는 기획이다. 북한정권의 이러한 시도는 삶의 안전 차원에서 국가의 존재를 각인시키면서 공동체성을 유지하는 정치적 효과를 생산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