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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 시기 북한 서정시에서 요구되는 ‘서정성’의 실체-1980년대 북한 서정시를 중심으로-

The Substance of “Lyricism” Required in North Korean Lyrical Poetry during the Juche Ideology Period - Focusing on North Korean Lyrical Poetry in the 1980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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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경숙
소속 및 직함 동국대학교
발행기관 국제어문학회
학술지 국제어문
권호사항 (90)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427-474
발행 시기 2021년
키워드 #서정시   #서정성   #주관적 정서   #비유적 표현   #운율   #이념화   #알레고리화   #정형화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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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1980년대에 북한은 사회주의와 제국주의가 대결하는 국제정치적 상황 속에서 ‘주체사회주의’의 고수를 주창하였다. 이에 따라 문학 분야에서도 ‘주체문학’의 새로운 혁명적 앙양을 꾀하였다. 1980년대 북한 서정시에서는 ‘서정성’의 강화를 통하여 시의 예술성과 사상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북한의 주체문예이론에서는 ‘서정성’을 높이는 방법 즉 서정성의 특징적 요소로서 다음의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주관적 정서의 일반화를 통하여 시대적 정서를 반영하는 문제, 둘째 비유적 표현을 통하여 개성을 살리는 문제, 셋째 운율의 조성을 통하여 산문화를 극복하는 문제 등이다. 남한 연구자들이 1980년대 북한 서정시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시기에 개인의 주관적 정서 표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 그 대표적인 유형으로 제시하는 것이 자연에 대한 시인의 감흥을 노래하는 ‘자연시’의 출현이다. 그러나 1980년대 북한의 ‘자연시’에서는 탈이념적, 탈정치적 시각으로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근거하여 자연을 예찬하는 것이 아니다. 1980년대에 자연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모범적으로 실천했던 이념적 가치인 ‘사회주의적 애국주의’를 의미하기 때문에 자연의 아름다움은 곧 사회주의 조국의 소중함을 의미하며,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예찬은 곧 사회주의 조국에 대한 예찬을 의미하는 것이다. 1980년대 북한 서정시에서는 비유적 표현 등의 형상수법을 통해 시인의 개성을 발현할 것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북한의 서정시에서 사용되는 ‘비유적 표현’ 가운데 가장 주목해 보아야 할 시적 대상은 ‘가족’이다. 1980년대에는 어버이 대신 ‘어머니’가 부각되고 있으며,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는 ‘당과 인민’의 관계를 비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1980년대의 ‘가족시’가 추구하는 것은 ‘어머니 당’에 대한 인민의 신뢰와 참여이다. 1980년대 북한 서정시에서는 운율을 살림으로써 산문화를 극복하는 것을 당대 시문학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서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인간의 다양한 정서 가운데 서정시가 다루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는 바로 남녀 간의 애정 문제일 것이다. 1980년대 북한의 ‘사랑시’에서는 부부간의 ‘사랑’, 그 중에서도 특히 ‘아내에 대한 사랑’을 부드러운 운율에 담아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 부부간의 갈등을 순화하고 부부가 함께 걸어온 삶이 소중하다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첫째 ‘주관적 정서’는 과거 혁명투쟁의 기억에 편향됨으로써 현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제에서, 둘째 ‘비유적 표현’은 사회적 재생산을 통해 알레고리화함으로써 개성을 확보하는 문제에서, 셋째 ‘운율’은 반복 패턴으로 인해 단조로워짐으로써 새로운 사유를 담아내는 문제에서 각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원인은 이 시기에 북한의 문학예술작품이 당대 인민들의 생활과 정서를 있는 그대로 반영함으로써 인민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있어야 할 현실’을 제시함으로써 인민대중을 교화하고자 하는 주체사실주의의 교조적 성격을 탈피하지 못했던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