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54년에 발간된 초등용 애국교육 교재 『애국생활 1·2학년』, 『애국생활 3·4학년』, 『애국생활 5·6학년』을 최초로 발굴하여 실증함으로써, 전후(戰後) 사회 재건 미디어의 특징과 국민 육성 전략을 고찰한 연구이다. 전시독본에 대한 연구와 전후 반공독본 및 애국독본에 대한 연구는 어느 정도 진척되었으나, 초등용 『애국생활』의 실체와 내용은 아직까지 제대로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 이 애국교육 교재는 단순한 서사 모음집이나 학교 정신교육 (부)교재가 아니라, 국가의 관변 이데올로기를 정당화된 진리체계로 탈바꿈하여 전수하는 제도적 담론 형식이다. 이 책의 편찬 단체는 문화교육연구회이며 대한출판문화사에서 1954년 12월 5일에 각기 발행되었다. 중·고등용 『애국독본』과 비교 분석해 보면, 출판사와 편찬 단체의 성격을 추론할 수 있다. 구체적인 특징은 세 가지이다. 첫째, 초등용 애국교육 교재 『애국생활』은 국민학교 학습자의 인지 발달과 문해력 수준을 고려한 학년군별 위계구조로 학습 내용을 편찬하고 있다. 둘째, 『애국생활』은 정부 법률·정책 관련 저서를 출판하던 대한문화출판사에서 초판(1954년)을 발행하였으며, 이듬해 문화교육출판사에서 새 판본과 개정판을 출간(1955년/1956년)했다. 셋째, 문교부 편수국 편수관과 지자체 학무국 장학사, 국민학교 현장 교원이 저자와 편집진으로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교부 추천’ 교재이다. 이런 문헌적 내력과 문교행정의 역학을 고려하여 본문을 분석한 결과, 크게 두 가지의 국민 육성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일본 제국주의와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역사-정치적 저항과 수호 의지를 강조하는 ‘애국-독립’의 서사 전략이다. 둘째, 국가 재건을 위해 기술 자립과 경제 발전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체제 수호에 기여하는 국민 만들기 전략이다. 이는 학습자의 의식과 행동양식을 애국자(국민)와 비애국자(비국민)로 분할하며, 외부적 억압 없이 지배권력의 애국 이데올로기를 수용하게 하는 국가장치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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