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연변 조선족 문예지의 매체사적 쟁점 분석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남북한문학의 ‘통일’ 의제가 가진 당위성을 반성하고 ‘디아스포라 문학’ 담론이 한국문학의 영토를 넓히려는 욕망에서 과연 자유로운지 탐색한다. 대안으로 (남)한국-(북)조선과 코리언 디아스포라 및 코리아어권(Koreanphone) 문학의 상호 동등한 소통을 제안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문예지 《연변문예》(1951), 《천지》(1985), 《연변문학》(1998)의 통시적 계보와 쟁점을 분석하였다. 또한 잡지 미디어 콘텐츠의 매체사적 쟁점을 공시적으로 분석하여 조선족문학의 민족지적 정체성을 탐색하였다. 그 결과 연변 문예지가 사회주의적 선전지로 출발했지만, 연변의 민족문화유산 교양과 조선족의 문학적 정체성, 그리고 친북한에서 친남한으로 대외관계가 변화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연변 문예지의 정체성은, 중국 당국의 정책 선전지라는 기본 전제 위에 ‘(중)조선족-(북)조선-(남)한국’을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창구 구실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선족의 문학적 독자성이다. 가령 김일성이 창작했다는 북한의 혁명가극 <피바다>와 《연변문학》(1959)에 수록된 까마귀의 촌극 대본 「혈해지창」 논쟁이 좋은 예이다. 이를 간과하고 조선족문학을 코리아문학 남북의 통일과 디아스포라 담론으로 통합하려는 것은 일종의 서울중심주의적 욕망의 산물이기에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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