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후 남북 미술계의 가장 큰 논점은 일제 잔재 청산과 새로운 민족미술의 정립이었다. 북한은 1945년 노동당이 창건되고, 1948년 정부가 세워지면서 일제에 의해 훼손된 민족문화유산을 복구하고 사회주의 이념과 북한 체제에 맞춰진 미술사를 형성하였다. 북으로 간 월북미술가들은 초기 북한미술 형성과정기인 1950~60년대 미술사 서술의 기초를 닦은 인물들로 북한미술의 담론 형성과정에서도 절대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들이 지녔던 미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예술관은 이데올로기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였고 그들이 펼친 활동은 미술사 서술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북한의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을 반영하는 사회주의 사실주의적 전통이다. 이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유물사관에 입각하여 인민들의 생활 감정과 미적 의식으로 미술을 발전시켜 온 가장 핵심적인 원천이다. 월북미술가들은 고구려 고분벽화나 공예전통, 고려시대 도자 및 조선시대 회화에 대해서는 진보적 성과 등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 불교미술에 대해서는 종교의 폐해에 의한 계급적, 세계관적 한계를 비판하였다. 그러면서도 불교미술을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미학의 ‘인민성‘과 ‘민족적 형식‘의 반영물로 보고 민족미술의 범주 내에 포괄하면서 미술사의 관점을 넓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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