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김정은은 작년 8월에 김정숙(조모)을 제치고 ‘백두산 3대장군’으로 등극하였다. 2014년에 국가목표를 ‘백두산 대국’으로 천명한 김정은에게 있어서 백두산 3대장군 지도자상(象)은 필수불가결이었다. 인민군대를 ‘백두산혁명강군’으로 부르며 백두산 대국 진입을 위한 선봉대로 내세우고 있는 김정은은 2015년에는 백두산에 올라 핵무력을 북한의 가장 귀중한 ‘정신적 양식’이라고 제시하였다. 이는 ‘백두산 대국’ 진입을 위해서 핵무력이 절대 요소라는 의미이다. 2016년 1월, 북한이 첫 수소탄시험을 성공할 때 김정은은 핵무장만이 북한체제를 유지하는 확실한 담보라고 강조하였다. 김정은이 백두산 3대장군 반열에 오르고 3개월 후, 11월에 북한은 화성-15호를 발사하면서 핵무력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하였다. 최근 북한의 외교 행태 가운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가. 본 논문은 ‘상징적 이미지’와 ‘수령형상창조’라는 두 가지 이론을 적용시켜 김정은 정권의 시기별(연도별) 정치변동 및 김정은의 정치행위와 그 시기에 생성된 지도자상들을 검토해보았다. 그 결과, 김정은의 정치행위와 그의 지도자상에 연동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권승계-권력구축시기(2012~2013)에 김정은은 헌법에 핵보유국을 처음으로 명시했는데, 그때 ‘세계의 태양’이라는 지도자상이 나타났다.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정식화할 때는 ‘사상의 영재’라는 지도자상이 나타났다. 장성택 처형 이후의 리더십 확보시기(2014)에는 ‘자애로운 어버이’가, 당규약・헌법 개정을 한 독자노선 추진시기(2016)에는 ‘최고 영도자’라는 지도자상이 생성되었다. ‘핵무력 완성단계시기’(2017)에는 ‘백두산 3대 장군’이, ‘경제건설 총력집중시기’(2018)광폭의 경제부문 현지지도를 할 때는 ‘낙원으로 이끄는 지도자상’이 나타났다. 올해 2019년에는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대북경제제재 조치에 대해 자력갱생, 자력자강으로 대응할 때,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지도자상’이 표출되었다. 위의 각 시기별(2012~2019) 지도자상은 『조선문학』에 실린 ‘김정은 수령형상작품(단편소설)’들을 분석하여 대표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난 김정은의 지도자상을 연구자가 규정한 것이다. 본 논문은 2019년 김정은의 대표적인 지도자상으로 내세워지고 있는 ‘견인불발의 지도자’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이 사자성어는 유엔대북경제제재에 강력하게 맞서는 김정은의 의지를 시사해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핵 무력에 대한 그의 속심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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