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북한 재현의 문학적 계보를 구성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서 분단 문학을 이끌었던 한 세대의 작가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문학사에서 분단 문제가 다뤄진 방식과 북한 재현의 역사가 가지는 의미를 고찰한다. 시론적 성격을 가지는 이 논문에서 우선적으로 조명하고자 하는 대상은 최인훈과 이호철을 비롯한 1960년대 작가들이다. 이들은 분단 문제를 사유하는 데 몰두했던 대표적인 작가로서 한국사회에서 형성되고 있던 전형적인 북한담론과 길항하며 예외적이고 차별화된 방식의 문학적 재현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학은 재현할 수 없는 것을 재현하려는 미학적 열정의 소산이지만, 이 작가들에게 문학을 한다는 것은 이러한 보편적인 딜레마 이외에도 ‘쓸 수 없는 것을 쓰는 일’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감당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더 각별한 의미를 가졌다. 이 논문은 이러한 특징들을 염두에 두면서 해당 작가들이 경험해야 했던 문학적 딜레마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분단 문학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분단 문학을 이끌었던 한 세대의 문학적 성취와 딜레마에 대해 사유하는 일은 한 시대의 인식을 가능하게 했던 특수한 담론들과 그 기저에 깔려 있던 정치적 무의식을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과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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