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연구목적은 북한에서 도시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회통제체제, 즉 ‘도시통제체제’의 형성과정을 분석하고 그 특징을 도출하는 것이다. 북한의 도시는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 재건되는 과정에서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이 제안한 원형 감옥인 판옵티콘(panopticon)과 같은 공간으로 재구성되었다. 판옵티콘은 1) 감시권력에 의한 일방향의 수직적 통제, 2) 수인들 간의 수평적 단절, 3) 규율을 통한 신체의 통제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 논문은 북한에서 형성된 도시를, 전쟁의 특성이 내재화된 역사특수적 구성체로 상정하고 이와 같은 도시가 사회통제에 최적화된 구성물이었음을 논증하려 한다. 이 논문에서 분석한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도시통제체제는 원자화된 구성원에 대한 일방향의 수직적 통제라는 성격을 갖는다. 둘째, 북한의 도시통제체제는 수평적으로 단절된 구조에 기반한다. 북한의 도시는 다른 지역, 지역 내 공간이 정치·경제적으로 차단되도록 건설되었다. 셋째, 북한의 도시민들은 조선로동당과 당이 통제하는 사회단체에 의해 규율화된 조직 생활에 귀속되어 그들의 신체를 통제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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