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생활총화라는 북한 특유의 정치의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북 주민들이 생활하는 사회적 장의 관계적ㆍ정의적 특징 및 사회적 장이 체제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징발되는 방 식을 추정한다. 의례로서 생활총화는 북한 국가가 기초하고 있는 특정한 사회적 질서를 엄격한 예식 절차 속에서 재현함으로써 그 질서를 지속적으로 복구하고 환기시킨다. 생활총화 는 수직 관계축에서 수령과 인민의 관계, 그리고 수평 관계축에서 인민들 사이의 관계, 각각에서 형성되는 두 차원의 사회성을 예식의 질서 속에서 특유의 의례적 의사소통으로 화합 시키고자 한다. 이상적으로, 생활총화는 사회적 장의 친숙성과 수령(어머니당)-인민 간의 친밀성을 하나의 의례 속으로 들여와서 상호 버팀목이 되도록 한다. 친숙성의 관계적ㆍ정의적 자원으로써 친밀성의 성사를 이루어내고 그 성사의 경험은 다시 친숙성의 사회적 장으로 환 원되어 주민들이 서로를 “한식솔”로 친밀화하도록 한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친밀성과 친숙성은 “마음”의 서로 다른 차원에 각기 기대고 있으며 의례의 강제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의 관계적ㆍ정의적 경험에서 융합되기 어렵다는 데에서 생활총화의 고유한 긴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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