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80년부터 1997년까지 북한 민족주의의 변화과정과 내용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해당 기간은 북한 민족주의의 실질적 내용과 공식적 위상에 가장 극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시기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상호 연관된 두 개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었다. 첫째는 분화와 변화를 가져온 정치적 동학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고적 평가를 넘어선 전망적 분석이 가능하다 믿기 때문이다. 둘째는 북한 민족주의의 성격과 내용 자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정치적 동학 속에 변화 발전해온 북한 민족주의가 역으로 북한 정치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필수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본고는 북한에게 있어 1980년부터 20여 년의 기간이 김일성-김정일 이중 통치 구조 하에 남북 간 세력균형의 역전이라는 새롭고 위협적인 조건을 극복해 나가며 후계자의 업적을 축적하고 능력을 증명해 정치적 계승의 정당성을 구축해 나가야 했던 시기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정치적 구조로 인해 북한 민족주의는 후계의 동학을 중심으로 분화되고 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