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소설 연구에서 ‘김일성 형상’은 주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1960년대 후반 북한의 주체시대가 시작되면서 문예작품에서는 김일성 형상화를 의미하는 ‘수령형상화’가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지정된 이래 북한소설은 김일성의 형상이 전면화되거나 전제된 텍스트로서 특징화되어 왔다. 그러나 수령형상화의 연원은 해방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김일성이 등장하는 해방기소설은 삽입된 일화나 인물을 이루는 요소 등에서 당시 저널리즘을 통해 소개된 김일성 관련 기사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특히 김일성의 형상은 당시 속속 귀환하던 항일투사들의 소개기사 내용과도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 따라서 대중 매체에 소개된 김일성의 모습을 검토해 보는 작업은 해방기 소설에서 김일성 형상의 의미를 모색해 보기 위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그 첫 번째 작업으로서 해방기 서울에서 발행된 최초의 국문신문이자 대표적인 좌익 매체 중 하나였던 『조선인민보』에 실린 귀환 항일투사들의 소개기사와 김일성 관련 기사를 검토 하면서 김일성 형상의 초기 모습을 당대 저널리즘을 통해 형성된 항일투사 형상의 연속선상에서 살펴보았다. 초기 김일성의 형상은 다른 항일투사들의 형상을 이루고 있는 내용 요소들을 대체로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가 구체적이지 않은 데 비해 찬양의 수사가 과도해지면서 불균형이 심화되는 경향을 보여 준다. 특히 다른 항일투사들과 달리 투옥 경험 등 고난에 대한 구체적인 이력이나 정황이 제시되지 않음으로써 강하지만 훼손되지 않는 낭만적 투사 이미지도 형성되고 있다. 한편 전자의 불균형은 다른 인물의 구체적인 정보를 활용해 이상화할 수 있는 여지를 높여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본고는 일종의 시론(試論)으로서 한계를 지니며, 이후 두 번째 작업인 북한에서 발행된 매체의 기사를 검토하는 후속 작업을 통해 수령형상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탐색을 좀더 보충하고 논의를 확장해 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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