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체제전환 이후 공개된 헝가리의 외교문서에 등장하는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의 미국 망명 관련 자료를 살펴보았다. 헝가리 외교문서는 이와 관련하여 크게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는 ‘신필름’이 실제로 부다페스트에 지사를 두고 있었던 지와, 다른 하나는 신상옥 감독이 헝가리 영화 촬영소인 머필름(MAFILM)과 어떤 과정을 통해 합작 영화 제작을 논의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헝가리가 그들의 망명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신상옥과 최은희가 비엔나주재 미국 대사관에 망명 신청을 하였으나, 그 이전까지 실질적인 활동은 부다페스트에서 하였고, 망명 신청 루트 역시 부다페스트에서 시작하여 자동차로 약 3시간 거리인 비엔나에서 일단락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은 영화 제작을 위해 신상옥에게 송금하였다는 300만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헝가리에 서면 확인을 요청 하였기에 다수의 관련 자료들이 헝가리에 남아 있다. 헝가리 외무성은 조사 결과 그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신필름의 부다페스트 지사는 없었던 것으로, 그리고 신상옥과 머필름 간에 실제로 영화 촬영 비용으로 300만 달러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헝가리 외교문서에는 이러한 과정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기록은 신상옥과 최은희가 그 동안 여러종류의 자서전에서 밝힌 바와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본고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된헝가리 외교문서를 살펴보고, 그들의 자서전들 및 최근 공개된 한국의 외교문서, 그리고 한국과 북한, 미국의 각종 언론 자료들을 통해 그들 망명 사건의 실체에 대해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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