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론은 ‘예상되는 미래’를 예상하기보다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한반도 공간의 미래상의 일부로서 한반도 에너지 전환을 개념화하고, 한반도 에너지 전환이라는 미래 만들기의 상상력을 촉진하고자 앙리 르페브르가 제시한 ‘도시적인 것’의 사유를 전유한다. 기존 도시 에너지전환 논의는 도시의 성장을 가능케 한 비도시 지역에 배치된 자원 매장지, 발전소, 송전선 등이 갖는 공간성과 비도시와 도시 간의 관계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대안적으로 본 논문에서 필자는 도시적인 것의 사유를 통해 비도시 지역에 대한 관계론적 이해가 어떻게 남한과 북한을 아우른 한반도의 에너지 전환을 촉진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를 탐색한다. 한반도 공간을 도시적인 것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사회학적, 지리학적 상상력은 동북아시아 냉전구도가 낳은 분단체제 하에서 고착화된 국가 중심의 하향적 거버넌스의 관성으로부터 벗어날 전환의 계기를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에너지 전환의 구체적인 전략으로 북한의 화석 연료 매장지를 도시녹색공유지로 규정하고, 땅 속에 내버려 둘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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