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구동독지역의 최동단에 위치한 ‘괴를리츠(Görlitz)’와 폴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즈고젤레츠(Zgorzelec)’는 1945년 이전까지 하나의 도시였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오더(Oder) 강의 지류 나이세(Neiße) 강을 기준으로 서쪽 부분은 독일로, 동쪽 부분은 폴란드로 편입되어 오늘날의 ‘괴를리츠’와 ‘즈고젤레츠’ 두 개의 도시로 분할되었다. 분단과 화해의 경험을 가진 두 도시의 역사는 한때 전쟁 가해자와 피해자로 불편한 관계에 있던 독일과 폴란드 양국이 현재 가장 친밀한 정치·경제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나아가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사회 등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두 도시 간의 초국경 네트워크 형성의 경험은 양국의 관계 개선에 기여하였을뿐 아니라 전후 유럽의 평화와 초국적 커뮤니티 유럽연합(EU)의 창설과 발전에 있어서도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본고는 독일·폴란드 접경도시 ‘괴를리츠/즈고젤레츠’의 냉전과 분단, 그리고 화해의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유사한 분단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한반도의 남북한 평화협력 방안에 필요한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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