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황해도 굿놀이 <도산말명 방아찜굿>에 내재된 기복(祈福)과 웃음의 의미를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① 굿놀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② 이들의 방아타령의 의미를 고찰하여, ③ 새로운 남녀 화합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개했다. <도산말명 방아찜굿>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첫 번째 인물은 ‘도산말명’이다. 그녀는 신이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온전한 선신(善神)으로 대접하지 않았다. 이후 등장하는 ‘지신집 큰애기’, ‘살량집 며느리’ 역시 숭상의 대상 보다 웃음의 대상이 되며 방아 찧기에 실패한다. 끝에 등장하는 ‘봉산네 오라바이’만이 유일하게 방아를 찧는다. <도산말명 방아찜굿>에는 여러 방아타령이 불려진다. 지신집 큰애기, 살량집 며느리가 불렀던 방아타령은 ‘사랑타령’, ‘좀타령’, ‘가족타령’으로 이해된다. 반면 봉산네 오라바이만이 온전한 방아타령을 부른다. 봉산네 오라바이가 방아타령을 부르며 방아를 찧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방아공이[성기]를 지닌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이 굿놀이는 겉으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내세운다. 남성인 봉산네 오라바이만이 방아를 찧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방아 찧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타령’, ‘좀타령’을 불렀던 지신집 큰애기, 살량집 며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살량집 며느리는 ‘좀타령’을 통해 부정을 물리치고, 지신집 며느리는 ‘사랑타령’을 통해 방아확의 역할을 한 것이다. 요컨대 <도산말명 방아찜굿>은 겉으로는 남녀의 차이를 표현하지만, 그 이면에는 남녀의 조화를 통해 복을 기원하는 방아 찧기에 성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굿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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