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한국의 원자력 기술 도입은 원자력 발전에 의한 낙후성 극복과 군사적 활용이라는 원자력 기술 자체의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후진성을 급격히 극복하고자 하는 근대화의 욕망과 일본에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민족주의적 정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지하고 힘에 의한 통일을 전망하고자 하는 반공주의와 북진통일의 욕망까지 당시한국의 다양한 욕망과 정서가 중층적으로 결합하고 있었다. 그러나 ‘평화를 위한 원자력’ 기술 도입의 이러한 중층적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한미원자력협정은 한국이 보유한 천연 우라늄을 연구에조차 활용할 수 없도록 제약했고, 발전용 원자로에 대한 저개발국가의 욕망을 자극하면서 실제로는 전술핵무기 도입의 마중물로서 활용되었다. 따라서 이는 ‘평화를 위한 원자력’ 기술 도입의 냉전적 변용의 과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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