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8888 민중항쟁’은 민주화를 요구하다 수많은 희생자가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한국 언론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평소 미얀마에 대한 한국 언론의 관심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건이심각해질수록 한국 언론은 더 구체적인 보도를 했고, 미디어 경관 속에서 미얀마를 통해 한국의 과거사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글은 1988년 8월 한국 언론 지면에 나타난 미얀마 민중항쟁의 모습을 분석하고 그것의 의미를 살펴본다. 우선 미얀마 민중항쟁은 광주민주화운동을 상기시켰다. 미얀마 관련 보도에서 1980 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연상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 언론과 한국인들은 연상작용을 통해 연민과 연대의 의지를 표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상작용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 언론은 미얀마보다 훨씬 발전한 존재인 한국을 상정하여 미얀마의 미래를 예측하고, 종국에는 미얀마와 같은 길을 걸어야 할 북한을 상상했다. 이처럼 연상작용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연대하는 힘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도 지니고 있다. 결국 공통의 경험 없이도 가능한 연대는 끊임없는 성찰과 계속되는 기억을 통해 시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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